무자식 소식러 주당 부부이야기 시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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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을 위한 부부생활 참고서

와이프에 대한 처세술(4화) 여보~ 내가 한 음식 맛이 어때? (음식과 주방편)

musojubu 2024. 5. 31. 09:56

* 여보~ 내가 한 음식 맛이 어때?

내 여자가 지금 나를 위해 요리를 해 주고 있다고 생각해 보자.

누군가가 나를 위해 음식을 해 준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참으로 기쁘고 감사한 일이다. 물론 맛까지 좋으면 금상첨화겠지만 처음부터 잘 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여자는 맛있게 만들어 보려고 여기저기서 레시피도 찾아보고 연습도 해 보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도 모른다.

남자는 기다렸다가 먹어 주면 그만이다? 아니다. 내 여자가 음식을 하는 동안 남자도 준비해야 할 일이 마인드 컨트롤이다.

‘이건 무조건 맛있는 것이다.’

설령 맛이 없고 음식에서 돌이 씹히더라도 나의 대답은 이미 정해져 있어야 한다. 다만 맛있는 정도의 차이에 따라 대답의 뉘앙스가 다를 뿐이다.

“으음, 맛있네~”와 “와~ 진짜 맛있어! 어디 가서 요리 배우고 왔어?” 이 정도의 차이가 아닐까?

어릴 적 보았던 외국 영화에서 젊은 연인이 나왔고 여자 주인공이 나쁜 남자 주인공에게 소심한 복수를 할 심산으로 집에서 음식을 정말 누구도 먹을 수 없을 정도로 맛없게 내온 것을 그 나쁜 남자 주인공이 맛있게 먹어주며 “맛있다, 맛있다.”고 계속 이야기를 해 준 장면이 잊히지 않는다.

여자 주인공은 그 옆에서 아무런 말도 못하고 울고 있었다.

그동안 내가 와이프에게 커피만 타 주고(그래서 내 별명이 ‘박마담’이 되었다.) 라면, 볶음밥 정도만 해왔던 나였지만 40대가 되어서 이것저것 음식을 만들어 보는 것에 재미가 들리게 되었는데 내가 직접 음식을 만들다 보니 내가 한 음식을 상대방이 맛있게 먹어 줄 때는 정말 그 희열(?)이라는 것이 있다.

이 맛에 요리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TV에 나오는 유명한 쉐프들도 자신의 음식을 맛있게 먹었다고 이야기를 들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한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이야기처럼 아무리 처음에는 음식을 못하더라도 “우와, 이번이 훨씬 나은데?”, “왜 이렇게 잘 해?”라고 칭찬을 해 주면 아마 당신은 다음번에 보다 업그레이드 된 요리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박마담 Tip]

변수적인 상황으로 아무리 노력을 해도 발전이 더딘 여자에게 조심스럽게 “지금도 맛있지만 다음번에는 이렇게 해 보면 더 좋지 않을까?”라는 정도로 이야기를 해 주면 다음번에는 보다 나은 결과를 기대해 볼 수 있을런지도 모른다. 와이프의 요리 능력을 끌어올려 주는 것은 본인의 의지와 노력도 중요하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남편 하기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 여보~ 엄마가 한 음식이 맛있어? 내가 한 음식이 맛있어?

이 질문은 나의 와이프도 장난처럼 내게 가끔 물어봤던 질문이었지만 이제는 더 이상 묻지 않는 이야기인 것 같다.

어느 날 우리 집에서 장인, 장모님을 모시고 점심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이 질문에 대해 나는 아래와 같이 말씀을 드리고 정리를 해 둔 적이 있다.

“저는 와이프와 둘이서만 있을 때는 장모님께서 해 주신 음식보다 와이프가 해 준 음식이 더 맛있습니다. 하지만 장모님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는 장모님께서 해 주신 음식이 와이프가 해 준 음식보다 더 맛있습니다.”

음식들의 종류와 조리방법들도 워낙에 다양해서 실제로 어떤 음식들은 장모님께서 더 잘하시는 음식들이 있고 또 어떤 음식들은 와이프가 더 잘하는 음식들도 있는 것이다.

이렇게 애매모호한 질문들에 대해서라면 굳이 흑백논리를 내세워 어느 쪽이 더 낫다고 할 것 없이 양쪽을 다 추켜세워 줄 수만 있다면 가장 좋은 답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우리가 어릴 적에 항상 듣던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라는 부모님의 질문에도 “엄마는 이래서 좋고 아빠는 이래서 좋고 둘 다 좋은 것이지 어느 한쪽이 더 좋다고 하면 다른 한쪽이 서운하게 생각하시지 않겠어요?”라고 답을 드리는 것과 마찬가지의 효과일 것이다.

* 가끔 와이프와 같이, 또는 내가 와이프를 위해 요리를 해 보자

나의 와이프는 매일 아침, 저녁 식사와 회사에서 내가 점심식사로 먹을 도시락 준비까지 우리 집 내명부의 일을 도맡아서 담당하고 있는데 주말에는 가끔씩 내가 직접 요리를 해 줄 때가 있다.

내가 처음 와이프를 위해 해 줬던 음식은 대략 19년 전, 함께 맞는 와이프의 첫 생일 아침에 직접 끓여 준 미역국이었다.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니 백합조개를 넣어서 끓이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고 해서 그렇게 했더니 와이프도 참 맛있게 먹어 줬고 감동적이었다고 했다.

이후에 나는 라면 끓이는 것만큼은 자신이 있었고 와이프도 내가 끓여 주는 라면이 제일 맛있다고 하여 우리 집 라면 담당은 내가 되었다.

사실 내가 라면을 잘 끓인다기 보다 원래 남이 해 주는 밥과 라면이 제일 맛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리고 가끔은 내가 집에 남은 음식들을 죄다 프라이팬에 털어 넣고 볶음밥을 해서 데코레이션 겸 김으로 하트를 만들어 내어 주면 와이프도 좋아했고 맛있게 잘 먹어 주었다.

최근에도 ‘접어 먹는 SNS 김밥(접는 김밥)’처럼 다채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데 몇 번 만들어 먹어 보니 ‘이것 참 신통방통한 대박 아이디어구나~’라고 생각한다.

또한 내가 좋아하는 버터구이 오징어를 내가 직접 만들어 먹어 보니 음식점 못지않은 맛이 나기도 한다.

뭐니 뭐니 해도 내가 직접 요리를 할 때 나만의 비장의 무기는 ‘토치와 석쇠’이다. 요리를 해 볼 요량이라면 두 개를 같이 구매해도 만원밖에 안 되는 토치와 석쇠를 하나씩 사 보면 좋을 듯하다.

토치로 활용할 수 있는 음식을 나열해 보면 ‘돼지 껍데기, 쥐포, 쫀드기, 불고기, 볶음요리, 스테이크, 양/닭고기, 꼬치구이, 타다끼, 치즈 녹이기, 바나나 브륄레’ 등 다양한 음식들에 활용이 가능하고 특히나 각종 음식에 불 맛을 제대로 입힐 수가 있다.

집에서 삼겹살이나 스테이크를 구워 먹을 때에도 토치를 이용하면 내 입맛에는 더욱 맛이 좋아지는 것 같고 자장면을 만들어 먹을 때에도 재료들을 볶을 때 토치로 불향을 입혀 주면 한층 더 풍미가 좋아진다.

토치를 사용할 때 주의사항으로는 코팅 프라이팬에 토치로 요리를 하게 되면 코팅이 벗겨지고, 또한 그 코팅성분이 다 떨어져 나가게 되어 요리 재료와 섞여서 모르고 먹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항상 화재 위험에 대한 주의를 해야 하겠다.

지금도 가끔 주말 저녁에 집에서 소주를 한잔하고 나서도 출출하다 느껴지면 난 주방으로 가서 내 나름대로 프라이팬에 김치볶음밥을 맛있게 만들어 와서 와이프와 함께 맛있게 먹는데 여기서 팁은 ‘굴소스’를 넣어 만드는 것이다. 굴소스는 정말 우리에게는 마법과도 같은 소스인 것 같다.

와이프도 요리를 잘 하는 편이지만 간편하게 깊은 국물 맛을 내기 위해서 ‘치킨스톡’이나 ‘치킨파우더’를 함께 사용하면 좋다고 하니 참고가 되길 바란다. 이 ‘굴소스’와 ‘치킨파우더’를 라면 스프와 함께 우리 집안 ‘3대 소스’라고 칭하고 싶다.

또 다른 한 가지 예를 들자면 와이프는 기름진 것이 싫다고 하여 참치회, 방어회를 뺀 나머지 회들은 환장할 정도로 맛있게 먹는데 나는 정확히 반대로 참치회, 방어회만 맛있게 먹고 나머지 회들은 먹지 않을 뿐더러 먹어도 맛을 잘 모른다.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통으로 냉동하여 저렴하게 부위별로 판매하는 참치회를 구입하여 내가 직접 세척부터 손질까지 해서 먹어보는 것도 색다른 방법이 될 것이다. 이때는 마치 내가 무슨 일식집 요리사라도 된 듯한 묘한 기분마저 느껴진다.

여기서는 단순히 몇 가지 예를 들어본 것일 뿐 직접 해 볼 마음만 있다면 이것들 말고도 각자의 입맛에 맞는 많은 요리 방법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아직 요리를 해 본 적이 없거든 딱 한번만 마음을 먹고 도전해 보자. 한 번이 두 번이 되고, 두 번이 세 번이 되다 보면 요리가 자신에게 잘 맞는지, 아닌지 알 수가 있을 것이고, 또한 한두 번 요리를 하다보면 그동안 몰랐었던 알 수 없는 묘한 재미를 느낄지도 모를 일이다.

* 주방에 여자가 둘이면?

주방에 여자가 둘이면 부딪히는 일이 생길 수 있다.

내가 혼자서 처음 서울에 올라와서 자취를 하고 있을 때부터 지금 나의 와이프와 많은 시간을 함께 생활하고 있었는데 한번은 경상남도 진주에 살고 계셨던 나의 어머니께서 그 당시에 올라오셔서 우리 집 청소뿐 아니라 어머니의 스타일대로 주방을 뒤엎어서 정리까지 다 해 주고 가신 적이 있었다.

어머니께서 다녀가신 후 나의 와이프가 다시 자신에게 맞게 주방 정리를 새로이 하는 것을 보고 ‘아, 이래서 주방에 여자가 둘이면 힘든 것이구나.’ 하며 깨닫게 되었다.

음식 준비를 신속하게 하려면 주방에서 자신이 필요한 용품을 바로바로 쉽게 찾아서 쓸 수 있어야 하는데 여자들마다 물건을 놓는 배치가 저마다 다른 것이다.

남의 집 주방에 가서 내가 직접 라면을 끓여 먹는다고 생각해 보면 라면과 냄비가 어디에 있는지부터 찾아봐야 할 일이 아니겠는가?

남자들의 입장에서는 내가 사용하는 컴퓨터의 폴더와 파일들을 다른 사람이 와서 갑자기 모두 뒤집어 엎어 놓고 갔다고 생각하면 더욱 이해가 빠를 것이다.

결혼을 하고 와이프와 둘이서 한집에 살고 있고 평소에 와이프가 음식을 해 주고 있다면 내 집 주방의 주인은 오롯이 와이프가 되어야 한다.

나의 어머니뿐 아니라 나의 할머니께서 우리 집에 오신다 해도 건드려서는 안 될 영역이 있고 주객전도되어선 안 될 것들이 있다.

그럴 일은 거의 없을 테지만 만일 내 부모님께서 그 선을 넘어서려 하고 있다면 와이프를 위해 남자인 내가 커버를 해 줘야 한다. 이것은 설령 나의 부모님 돈으로 구하게 된 집일지라도 그렇게 해야 한다. 이런 일로 와이프가 직접 나서서 나의 부모님과 맞서게 된다면 자칫 일이 커질 수도 있게 될 테니 말이다.

#남자들을 위한 부부생활 참고서

#박기련 저 | 좋은땅 | 2022년 01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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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을 위한 부부생활 참고서 - 예스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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